한국미술사 강의. 1 : 선사 삼국 발해 / 저자 유홍준 / 출판사 눌와
한국미술사와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하다!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저술했을 뿐 아니라, 문화재청장을 역임한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제1권 <선사ㆍ삼국ㆍ발해>. 교양과 상식으로서 한국미술사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다. 시대적ㆍ사회적 요구의 부름을 받아 일관된 미술사관을 근거로 한국미술사 통사를 탐구하고 있다. 선사부터 발해까지 12가지 테마로 한국미술의 특질에 맞게 구성하여 재미있게 읽어나가도록 이끈다. 아울러 한국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유물에 대해 명쾌하게 소개하고 있다. 유물이 갖는 개별적 특징을 파악하면서 그것과 관련된 역사, 일화 등의 배경 지식을 쌓게 된다. 'History of Korean Art'가 아니라, 'Story of Korean Art'를 지향하고 있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저자가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로서 2010년 1학기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정리한 것이다. 바쁜 일상 중에서 잠깐의 여유가 생겼을 때 편안한 마음으로 흥미롭게 읽어나가도록 구성했다. 한국미술사와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아울러 동아시아미술사의 전체적 흐름 속에서 한국미술사를 이해하도록 이끈다. 사진을 풍부하게 담아내 그것만 살펴본다고 해도 한국미술의 특징과 흐름을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그동안 한국미술사의 연구성과는 쌓이고 깊이는 더욱 깊어졌다. 또한 한국미술을 널리 알리는 미려한 편집의 관련 서적도 쌓여갔다. 박물관이나 답사가 대중화하면서 한국미술에 대한 일반의 관심과 수준은 더욱 높아졌다. 각 분야사의 연구성과를 아우르고 일관된 미술사관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해졌고, 대중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춘 대중서도 절실하다. 김원용의 한국미술사 이후 실로 40년 만에 이러한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한국미술사 통사가 나온 것이다.
이 책은 교양과 상식으로서 한국미술사를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인과 미술사는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입문서이다. ‘History’ of Korean Art가 아니라 ‘Story’ of Korean Art이다. 소파에 기대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썼다. 따라서 체제도 다르고 전개 방식도 다르다. 읽기 편하고 한국미술의 특징에 맞는 체제로 분류하고 미술사의 큰 틀에서 각 유물이 이해되도록 서술했다. 본문에 언급된 사진을 최대한 싣고 유물의 경중을 감안하여 미려하게 편집하여 사진만 보고도 한국미술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독자들은 소파에 기대어 이 책을 읽으며 편안히 즐기는 가운데 한국미술사에 대한 이해와 자랑이 깊어질 것이다. 한국미술을 둘러보며 감탄사를 연발하게 될 것이다.
[● 출간의 의의 40년 만의 위험스런 고공비행]
일제의 침탈과 함께 시작된 한국미술사는 식민사관 아래 신음하고 외부인에 의해 주로 정리되었다. 해방을 맞으면서 자주성을 되찾으려는 열풍 속에서 박물관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 관련 학과가 생기고 연구자들이 차츰 늘어난 가운데, 1969년 본격적인 한국미술사 개론서로서 김원용의 《한국미술사》가 나왔다. 그뒤로 각 분야사에 매진하여 한국미술사는 더욱 깊어졌고 각 장르마다 전문성을 확보했다. 통사 역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나누어 쓴 형태로 나타났다. 그러나 분야사 연구의 성과를 폭넓게 아우르면서 일관된 미술사관에 입각하여 서술된 한국미술사 통사는 나오지 못했다. 저마다 분야사 연구라는 익숙한 ‘저공비행’에 몰두할 뿐 한국미술사 통사라는 위험한 ‘고공비행’은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부름을 받아 40년 만의 위험스런 고공비행에서 첫 선회를 한 것이다.
‘또 다시’ 한국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한국미술의 분야사로 깊이를 더할수록 연구성과는 쌓여갔지만 일반인들이 한국미술의 위대함을 접할 기회는 점점 줄었다. 어려운 한자말과 보기에 불편한 도판, 아름다움을 알리기보다 분석하는 서술방식은 대중과는 거리가 있었다. 전문적 연구 성과를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서술하여 교양으로, 길잡이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입문서가 필요했다. 이에 한국미술사의 대중화 바람을 일으킨 저자가 전문적인 학문으로서 한국미술사와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했다.
[‘Story’ of Korean Art]
책상에 앉아 밑줄 치면서 공부하면서가 아닌 ‘소파에 기대어 편히 독서’할 수 있도록 쓴 한국미술사 입문서이다. 즉, ‘History' of Korean Art가 아니라 ’Story' of Korean Art이다.
['Story'에 걸맞은 체제와 서술]
쉽게 읽을 수 있고 우리나라 미술의 특질에 맞게 새로운 틀로 꾸렸다. 또한 구슬을 실로 꿰듯 미술사의 틀 속에서 각 유물을 설명하고 한층 후련하고 명쾌하다. 이른바 ‘Story'인 것이다.
[동아시아 미술사의 흐름 속 한국미술]
동시대 중국과 일본의 사정을 곁들이면서 교류관계를 부각시켜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한국미술의 내재된 가치를 더욱 명확히 드러나게 했다.
[배경지식으로 더욱 확연해지는 한국미술사]
유물에 관련된 역사, 일화 등의 배경지식을 소개함으로써 작품의 성격이 더욱 확연해지고 한국미술의 이해가 깊어질 수 있도록 도왔다.
[사진만 넘겨봐도 이해되는 한국미술사]
본문에 언급된 유물은 가능한 모두 수록하여 내용을 읽지 않고 사진만 넘겨봐도 한국미술의 특징과 흐름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강의에서 시작하여 강의로 갈무리]
1980, 90년대 한국미술사 강의에서 보여준 저자의 힘과 열정이 완숙기를 거쳐 한국미술사 통사로 갈무리되어 다시금 학과의 강의로 검증해보았다.
[각 분야 전문가의 아낌없는 격려와 지적]
미술사 각 분야의 전문가로 있는 저자의 여러 동학들이 아낌없는 격려와 지적을 보내주었다. 김광언, 이청규, 김용성, 윤용이, 이태호, 송의정, 이귀영, 소재구, 강희정, 송기호, 이광호, 신준형, 목수현 등이다.
<사람들> '한국미술사강의' 유홍준 교수 [연합뉴스] 2010.09.13
"김원룡 선생 책 이래 40년만에 던진 도전장"
"책상에 앉아 밑줄을 치면서 공부하는 한국미술사가 아니라, 소파에 기대어 편히 읽을 수 있는 한국미술사를 쓰고자 했습니다."
숭례문 화재의 여파로 문화재청장직에서 물러난 지 2년 반이 지나 지금은 본업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로 있는 유홍준 명지대 교수는 여전히 청산유수같은 언변을 쏟아냈다.
자리에 앉자마자 내리 1시간가량이나 쉼 없이 그가 생각하는 한국미술사론(論)과 그것을 한군데 집약하고자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다는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눌와 펴냄, 412쪽. 2만8천원)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
책 출간을 기념해 13일 서울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을 만난 유교수는 출판사 측에서는 '한국미술사 개론'과 같은 제목을 선호했지만, 굳이 그 자신이 고집해 책 제목에 '강의'라는 말을 넣었다고 말했다.
"개론이라고 하면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드는 데다, 내 얘기를 할 만한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지 않겠어요. '강의'라고 하면, 나는 한국미술을 이렇게 본다는데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겠습니까?"
하지만 때로는 너무 기고만장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들 정도의 유홍준 특유의 자신감은 변함이 없었다.
선사시대 이래 근대에 이르는 한국미술의 흐름 전체를 개괄하기 위해 기획한 이번 '미술사 강의'가 아직 전체 3권 중 발해편까지를 다룬 제1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유 교수는 자신의 이번 책이 "1969년 김원룡 교수의 '한국미술사'가 나온 이래 약 40년 만에 제대로 던진 도전장"이라고 자신했다.
또 기존 미술사 개론서와는 차별화를 했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미술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합니다. 한국미술사 또한 당연히 인류의 역사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지요. 왜 단군 할아버지부터 시작해야 합니까?"
그래서인지 그의 책은 첫 절 제목부터가 '인류의 탄생과 오스트랄로피테쿠스'다.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인류의 시작에서 출발해 한반도로 넘어와 검은모루동굴과 전곡리 유적지를 징검다리로 삼아 한국미술로 넘어간다.
나아가 서양이나 한국을 막론하고 건축ㆍ회화ㆍ조각ㆍ공예의 네 가지 분야로 나눠 기술하는 기존 미술사 개론서의 방식, 일본의 민속학자 야나기 무네요시 이래 한국미술의 특징을 기술하는 데서 시작하는 한국미술사의 기존 기술방식을 모두 버리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왜 한국미술을 미술사 분석의 틀에 끼워 맞춰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그는 "건축ㆍ회화ㆍ조각ㆍ공예라는 틀을 버리고 (이번 책이 다룬 선사 이래 발해까지) 한국미술은 고분미술과 불교미술의 두 가지 범주로 나누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미술의 특징은 이웃 중국과 일본미술과 비교해 보아야 제대로 드러난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동아시아 미술사 시각'에서 한국미술을 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미술의 기원을 따지는 방식도 고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우리 미술사는 너무나 뿌리가 어디인지를 따지는 데 집착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미술사는 이를 콤플렉스로 여깁니다. 우리가 발달한 중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왜 콤플렉스가 되어야 할까요? 수용자의 적극적인 선택이 오히려 자랑스럽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유 교수는 "서양 중세가 기독교 문화가 판친 시대라 해서 누가 그 문화를 이스라엘 문화의 아류라고 하는가?" "르네상스 시대 독일 화가 뒤러가 이탈리아 여행을 갔다가 그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을 만들었다 해서 누가 뒤러를 이탈리아 아류라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마찬가지로 "고려청자가 중국 청자에서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콤플렉스는 결코 아니다"면서 "중국 청자가 중국 청자로 끝났으면, 그것은 중국 역사의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고려청자가 등장함으로써 동아시아의 미술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구상하고 이번에 그 1부작이 선보인 한국미술사는 'History of Korean Art'(한국미술의 역사)가 아니라 'Story of Korean Art'(한국미술 이야기)임을 강조하는 유 교수는 "그래서 내 책이 답사 가이드북으로 팔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통일신라와 고려시대를 다룰 후속 2작은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선보일 예정이며, 마지막 3부작은 2012년 무렵을 출간기점으로 잡고 있다고 유 교수는 말했다.
"소파에 기대 읽을 수 있는 한국 미술사 접하세요" [서울경제] 2010.09.13
"선생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같은 책은 나중에 쓰시고 '나의 한국미술사 강의' 좀 쓰시면 안됩니까?"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이자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인 유홍준(61) 전 문화재청장은 지난해 9월 미술사학과 학생들과 면담을 하다가 학생들의 하소연에 충격을 받았다.
학생들이 입문서로 사용할 만한 한국미술사 교재가 없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후로 유 교수는 매주 한번씩 '한국미술사의 통사적 개관'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고 이를 수정하고 보완해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라는 책을 펴냈다.
"책상에 앉아 밑줄 치며 공부하는 미술사가 아니라 소파에 기대 편안히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13일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판간담회에서 유 교수는 책을 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유 교수는 "'한국미술사'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은 10권 남짓 되지만 본격적인 한국미술 통사 개론서는 지난 1969년에 김원용이 펴낸 '한국미술사'가 유일하고 이마저도 입문서라고 보기에는 너무 어렵다"며 "대표적인 세계미술사 시리즈인 '펠리칸 미술사(Pelican History of art)'에 수십개국의 미술사가 있지만 한국미술사는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한국미술의 특성은 그 자체보다 중국과 일본 등 외국과의 관계에서 더 명확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사를 연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예술' 자체에 있는데 우리나라 미술사 연구는 '출처'를 찾는다"며 "당나라에서 왔나, 송나라에서 왔나를 따지느라 예술이 없어져버린다"고 꼬집었다.
유럽 중세의 기독교문화를 아무도 유대문화의 아류라고 말하지 않듯 한국의 불교미술 역시 한국의 문화라는 것. 그는 이어 "고려가 청자를 만들지 못했다면 세계 청자의 역사는 중국 청자의 역사로 끝날 뻔했다"며 "한국이 빠진 동아시아 문화사는 불완전하며 한국은 동아시아 문화사에 당당한 지분율을 가진 문화적 주주국가"라고 강조했다.
"미술사는 박물관과 답사의 가이드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도판과 부록에도 신경을 썼다"는 유 교수는 "이번에 출간되는 1권(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을 시작으로 앞으로 통일신라와 고려 미술사를 담은 2권, 조선시대 미술사까지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미술사, 이젠 높은 곳서 전체를 봐야죠" [한국경제] 2010.09.13
'한국미술사 강의' 출간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지난해 9월,학기 초에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전 문화재청장 · 사진)가 학생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였다. "미술사학과에 들어와보니 어떠냐"는 질문에 한 학생이 "맨땅을 헤집고 돌아다닌 기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미술사'라는 산을 오르기 위한 길잡이 책이라도 있었으면 그토록 헤매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대학원생들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였다.
충격을 받은 유 교수는 대학원 세미나의 주제를 '한국미술사의 통사적 개관'으로 정해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 목차를 짜놓고 강의를 시작했다. 매주 200자 원고지 100여장 분량의 원고를 써서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유물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강의는 기말시험 기간을 훨씬 넘긴 지난해 12월 말에야 끝났다.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눌와 펴냄)은 이 강의 내용을 다듬고 분야별 전문가들의 비판적 교열을 거쳐 내놓은 책이다.
"한국미술사의 제2세대들에 의해 이뤄진 1980~1990년대의 분야사 연구는 한 분야가 다른 분야를 넘보기 힘들 정도로 장르마다 깊은 전문성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각 분야사 연구자들이 공저 형식으로 펴내는 한국미술사 통사(通史)들도 나오고 있고요. 그러나 미술사의 진정한 통사는 각 분야사를 단순히 합쳐놓은 것 이상이어야 합니다. 분야사 연구의 모든 성과를 아우르면서 일관된 미술사관에 입각해 서술해야 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1969년 김원용 선생(전 서울대 교수)이 펴낸 《한국미술사》 이후 제대로 된 통사는 없다고 봐야죠."
그는 "분야사의 골이 깊어질수록 통사의 길은 점점 멀어졌다"고 그 이유를 진단한다. 저마다 익숙한 저공비행에 몰두할 뿐 아무도 '위험스런' 고공비행은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일대가 펴내는 세계미술사 시리즈인 '펠리칸 미술사'나 영국 템스앤드허드슨사의 '미술의 역사'가 각 나라의 미술사를 거의 다 망라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 미술사는 다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원용의 《한국미술사》 이후 40여년 만의 한국미술사 쓰기에 나선 그는 통상적인 미술사보다는 '미술사 이야기'를 지향한다. 건축 · 조각 · 회화 · 공예 순으로 기술되는 통상적인 미술사와 달리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를 12가지 주제로 묶었다.
미술사 입문서는 박물관 관람과 현장 답사의 지침이 돼야 한다는 뜻에서 기존 미술사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고고학 분야와 산성,금석문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특히 세심하게 고른 400여장의 도판은 그 자체로 미술사의 흐름을 짐작하게 한다.
유 교수는 통일신라와 고려시대를 다룬 두 번째 책을 내년 봄 출간하는 데 이어 2012년 가을엔 조선시대를 다룬 세 번째 책을 내 《한국미술사 강의》를 완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권 펴내… “소파에 기대 편히 읽을 수 있게 썼죠” [국민일보] 2010.09.13
2년 전 숭례문 화재 사건으로 문화재청장직에서 물러났던 유홍준(61)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자신이 바라보는 한국미술사를 집약한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눌와)를 내놨다.
13일 서울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을 만난 유 교수는 “책상에 앉아 밑줄 치면서 공부하는 한국미술사가 아니라, 소파에 기대어 편히 읽을 수 있는 한국미술사를 쓰고자 했다”고 말했다.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한국미술의 흐름을 개괄하기 위해 기획한 이번 책은 모두 3권으로 나올 예정이며 이번에 나온 책은 발해 편까지 다룬 1권이다.
유 교수는 자신의 책이 “1969년 김원룡 교수의 ‘한국미술사’가 나온 이래 40여년 만에 제대로 던진 도전장”이라고 자신했다.
책은 ‘인류의 탄생과 오스트랄로피테쿠스’란 제목으로 출발한다.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한반도로 넘어와 검은모루동굴과 전곡리 유적지를 징검다리 삼아 한국미술로 넘어간다.
기존 한국미술사 서술 방식을 버린 것에 대해 “건축, 회화, 조각, 공예라는 틀을 버리고 한국미술을 고분미술과 불교미술 두 가지 범주로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미술의 특징은 중국과 일본 미술을 비교해야 제대로 드러난다”면서 “동아시아 미술사 시각에서 한국미술을 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통일신라와 고려시대를 다룰 2권은 늦어도 내년 초까지 선보일 예정이며, 3권은 2012년쯤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미술사 입문서 쓰는 것이 제 목적이었습니다” [경향신문] 2010.09.13
“교양과 상식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한국미술사 입문서를 쓰는 게 제 목적이었습니다. History of Korean Art(한국미술의 역사)가 아니라 Story of Korean Art(한국미술의 스토리)죠.”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씨(61·명지대 교수·사진))가 한국미술사 통사인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눌와 펴냄) 출간을 기념해 13일 서울 인사동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에 우선 출간된 책은 1~3권 중 1권으로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를 다뤘다. 유 교수는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를 담은 2권은 내년 봄까지, 조선시대를 다룰 3권은 2012년까지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년 초 미술사학과 학생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한 학생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학생은 한국미술사에 대한 길잡이 책만 있었어도 자신이 덜 헤맸을 것이라면서 저더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같은 책은 나중에 쓰고 <나의 한국미술사 강의>를 먼저 쓰는 게 어떻겠느냐는 거예요. 그런데 이는 해당 학생만의 불만이 아니었어요. 사실 교재로 사용할 수 있는 한국미술사 통사가 없었던 게 우리 현실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30년간 연구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 목차를 짠 뒤 매주 한 번씩 100장의 원고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도판을 보여주면서 강의했습니다.”
유 교수는 “지난 100년간 ‘한국미술사’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학술서는 10권 남짓이고 그중에서도 본격적인 개론서라고 할 수 있는 서적은 1969년 김원용의 <한국미술사>뿐이었다”며 “이번 책은 김 교수의 <한국미술사> 출간 이래 약 40년 만에 재대로 던진 도전장”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이 책에서 종전 미술사 기술 방식에서 탈피해 차별성 있는 서술방식을 취했다. 건축, 조각, 회화, 공예 순으로 기술되던 종전 관행을 깨고 우리나라 미술의 특징에 맞게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를 열두 주제로 묶어 삼국시대는 고분미술과 불교미술로 대별했고, 사리함과 향로는 별도의 장으로 마련했다. 또 고고학, 산성, 비석과 금석문에도 비중을 뒀다.
동시대의 중국, 일본 등 주변 나라와의 비교 속에서 한국미술의 특징을 설명한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유 교수는 “우리가 중국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해서 문화적 열등감을 갖는 이들이 있으나, 문화적 영향은 저절로 생긴 현상이 아니라 수용자의 적극적 선택이 가져온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 선택 이후 저마다 독창적 방식으로 해당 문화를 꽃피웠다는 게 나의 미술사관”이라며 “유물을 소개할 때 그것이 중국으로부터 어떻게 들여왔고, 또 일본으로 어떻게 전달됐는지를 기술했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이해를 돕기 위한 총 400여점의 도판이 수록돼 있다. 부록으로 ‘불교미술의 기본원리’와 ‘미술사학의 방법론’이 곁들여져 있다.
유홍준 교수 ‘한국미술사 강의1’ 출간 [서울신문] 2010.09.14
한국 미술의 역사는 고고미술사학계의 태두로 꼽히는 김원용(192 2~1993)이 1969년 정리한 ‘한국미술사’ 이후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
1970년대 이후 미술사 연구 풍토가 건축, 조각, 회화, 공예 등 구체적인 분야로만 깊이를 더해온 탓이다. 미술사에 관심을 가진 대중은 물론, 미술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한참 동안 헤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유홍준(61)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40여년만에 한국 미술의 역사를 조망하는 작업에 도전했다. 최근 ‘한국미술사 강의1’(눌와 펴냄)를 내놓은 유 교수는 13일 서울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미술사를 통사(通史)적으로 접근해야할 필요성 및 그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미술사의 대표적 시리즈인 56권의 ‘펠리칸 미술사’와 200여권에 이르는 ‘미술 세계(World of Art)’는 세계 각 나라의 미술사를 거의 망라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국미술사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 책은 선사시대부터 발해시대까지 정리한 것으로 통일신라, 고려시대를 다루는 2권은 2011년에, 조선시대를 다루는 3권은 2012년에 낼 예정이다. 3년에 걸친 대장정의 첫걸음인 셈이다.
유 교수는 “우리가 이제껏 우리의 미술사를 정리하지 않았으니 그들 역시 번역할 책 자체가 없었던 셈”이라면서 “각 분야사의 기계적인 덧셈이 아닌 분야사의 연구 성과를 아우르면서 일관된 사관을 갖고 있는 통사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200만부를 훌쩍 넘게 팔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답게 쉽고도 흡입력 있는 문체를 앞세워 어렵고 복잡한 학술 연구서가 아닌 대중을 위한 미술사 입문서를 지향했다. 또한 400여개에 달하는 도판은 그 자체로 생생한 미술의 역사를 웅변하고 있다.
그는 “거실 소파에 앉아 편하게 볼 수 있는 책, 굳이 안 읽더라도 도판만 훑어 봐도 미술의 이야기가 읽힐 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교양과 상식으로 ‘히스토리(History)’가 아닌 ‘스토리(story)’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홍준 이번엔 '한국미술사 강의' 썼다 [한국일보] 2010.09.14
분야사 넘어 통사 도전… "소파에 기대 편히 읽을 수 있는 입문서"
"선생님.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 같은 책은 나중에 쓰시고 '나의 미술사 강의'를 쓰시면 안 됩니까?"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지난해 9월 학기 초 학생들과 면담하는 자리였다. 유 교수가 "미술사학과에 들어와 보니 어떠냐"고 묻자 학생들은 "솔직히 말해서 맨땅을 헤집고 돌아다닌 기분"이라면서 "우리에게 길잡이 책만 있다면 이렇게 헤매진 않을 것"이라고 원망 섞인 어조로 토로했다.
230만부도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를 쓴 유 교수에게 이런 항의성 요구는 충격이었다. 대학원생들에게 물어보니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유 교수는 당장 대학원 세미나 주제를 '한국 미술사의 통사적 개관'으로 정하고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 목차를 정해놓고 매주 한 장(章)씩 자신이 발표하고 학생들과 토론을 해나갔다. 강의는 종강 후에도 진행돼 12월 마지막 주에야 끝났다.
<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 (눌와 발행)은 이 강의 내용을 다듬고 각 분야 전문가의 비판적 교열을 거쳐 내놓은 책이다.
그 동안 한국미술사 연구는 고고미술사학계의 태두 김원용(1922~1993)이 1969년에 낸 < 한국미술사 > 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1970년대 이후 건축, 조각, 회화, 공예 등 각 분야사의 많은 저술이 나왔으나 제대로 된 통사는 나오지 않은 것이다.
유 교수는 "모두 분야사 연구라는 '저공비행'에 몰두하고 있지만, 분야사 연구의 성과를 아우르면서 일관된 미술사관에 입각한 통사(通史)를 요구하는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감히 응해 40여년 만에 위험한 '고공비행'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책상에서 밑줄 치면서 공부하는 한국미술사가 아니라 소파에 기대 편안히 읽을 수 있는 입문서이자 개론서가 될 수 있도록 책의 체제를 기존 한국미술사와는 다르게 했다"고 말했다. 미술사는 건축, 조각, 회화, 공예 순으로 쓰는 게 상식이지만, 이 책은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를 12가지 주제로 나누고 삼국시대의 경우 고분미술과 불교미술로 나눠 서술했다. 또 사리함과 향로를 별도의 장으로 설정했고 산성, 고분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술했다.
유 교수는 특히 "한국미술이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에 대해 콤플렉스를 많이 갖고 있지만 이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선택한 결과이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다"라며 "이런 생각으로 각 장마다 중국에서 어떻게 영향을 받았고 일본으로 어떻게 전파했는지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서양 중세가 기독교 문화가 판친 시대라고 해서 누가 그것을 이스라엘 문화의 아류라고 하는가"라며 "고려가 청자를 만들지 않았으면 청자의 역사는 중국에서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술사는 박물관 관람과 유적 답사의 가이드북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름다운 도판 400여장을 고르는 데도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봄에 2권 통일신라ㆍ고려 편, 2012년 가을에 3권 조선 편을 낼 계획이다.
답사 이야기꾼 유홍준 미술 이야기 정리 나서다 [중앙일보] 2010.09.15
“세계적인 미술사 시리즈 '펠리칸 히스토리 오브 아트'와 '월드 오브 아트'는 각 나라 미술사를 거의 망라하고 있지만 한국은 빠져있습니다. 왜냐, 텍스트가 없어서예요.”
유홍준(61)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한국 미술사 개론서인 『한국 미술사 강의』(눌와) 첫 번째 권을 내놨다.
문화유산 답사 붐을 일으켰던 그가 미술사 통사를 쓰게 된 건 한국미술사 공부가 “맨땅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기분”이라는 학부 3학년생의 항의 때문이었다. “선생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같은 책은 나중에 쓰시고 '나의 한국 미술사 강의'를 쓰시면 안 됩니까?”
충격을 받은 그는 지난해 1년간 대학원 수업에서 학생들 대신 자신이 발표자로 나섰다. 매주 원고지 100매 분량을 발표하고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았다. 김광언(인류학·민속학), 김용성(고고학), 윤용이(도자사), 강희정(불교미술)씨 등 각계 전문가의 검토도 받았다.
“개론서를 쓰는 건 한 세기에 몇 명뿐이에요. 통사를 쓰는 건 자신이 없어서 그간 엄두도 못 냈는데, 저공비행을 하는 친구·선후배에 의지해 고공비행을 해봤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답게 기존의 미술사 개론서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 뚜렷하다. 우선 선사시대부터 서술한 것이 눈에 띈다. 그는 “인류의 탄생부터 신석기까지는 세계 공통이고, 신석기에서 비로소 갈라진다”며 “한국 미술의 탄생 역시 신석기로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각 시대마다 건축·조각·회화·공예로 나누어 설명하는 패턴에서도 벗어났다. 삼국시대의 경우 크게 고분미술과 불교미술로 나누어 접근했다. 삼국시대의 미술이란 금관으로 대표되는 왕에게서 종교(불교)에게로 옮겨가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권은 선사·삼국·발해를 아우른다. 내년에는 통일신라와 고려를 다룬 2권을, 내후년엔 조선을 다룬 3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3권까지 쓰고 나면 한 권에 줄여 쓰고 싶어요. 애당초 쉽고 간단하게 쓰고 싶었지만 그런 건 통달한 원로만이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그는 서문에 '히스토리 오브 코리안 아트(History of Korean Art)'가 아니라 '스토리 오브 코리안 아트(Story of Korean Art)'를 쓰는 게 목표라고 적었다. 누구라도 소파에 앉아 편안히 펼쳐 볼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 문화재에 대한 대중의 애정을 증폭시켰던 그가 한국 미술사의 대중화를 어떻게 끌어낼지 관심사다.
"分野史에 갇힌 한국미술 '고공비행'으로 들여다봤죠" [조선일보] 2010.09.15
"서점에 가면 교양과 상식으로 읽을 만한 한국미술사 입문서가 없어요. 책상에 앉아 밑줄을 치면서 공부하는 한국미술사가 아니라 소파에 기대어 편안히 읽을 수 있는 한국미술사를 쓰려고 했습니다."
유홍준(61)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한국미술사 입문서인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눌와)을 펴냈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한국미술의 흐름 전체를 개괄하는 것으로, 전체 3권 중 발해까지를 다룬 1권이 먼저 나왔다.
14일 명지대 연구실에서 만난 유 교수는 스스로 "1969년 삼불(三佛) 김원룡 선생이 펴낸 《한국미술사》 이후 40년 만에 나온 한국미술사 통사(通史)"라며 "저마다 분야사 연구라는 익숙한 '저공비행'에 몰두할 때 저는 위험한 '고공비행'을 감행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한국미술사는 건축·조각·회화 등 분야사에서 많은 저술이 나왔고, 각 분야사 연구자들이 공저 형식으로 펴낸 통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통사는 각 분야사를 단순히 기계적으로 덧셈하는 것이 아니라 분야사 연구 성과를 아우르면서 일관된 미술사관에 입각해 서술한 것이어야 합니다."
보통 미술사는 건축·조각·회화·공예 순으로 기술되지만 유 교수는 이 틀을 따르지 않았다. "서양미술사에선 건축이 나머지 조건들을 좌우해왔죠. 파르테논 신전의 건축을 알아야 거기에 있는 조각이 이해되고, 시스티나 성당 건물을 이해해야 그 안에 있는 천장벽화를 알 수 있는 것처럼요. 하지만 우리는 고려시대 이전의 목조건축이 한 점도 남아 있지 않고, 서양미술과는 달리 고분미술이라는 엄청난 장르가 있지요."
그래서 유 교수는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를 열두 주제로 묶으면서 삼국시대는 각국의 고분미술과 불교미술을 나누어 서술했고, '사리함과 향로'는 별도의 장으로 나누었다. 기존 미술사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고고학 분야와 산성, 비석의 금석문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세심하게 고른 400여장의 사진만 넘겨봐도 한국미술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유 교수는 특히 '백제의 사리함'을 이번 책의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미륵사터 사리함, 왕흥사 사리함…. 이게 다 최근의 발굴 성과거든요. 통일신라의 아름다운 사리장엄구의 뿌리가 백제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유홍준 교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그 유물이 있는 박물관과 유적지 현장으로 가서 유물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는 내년 봄에 통일신라와 고려시대를 다룬 두 번째 책을 출간하고, 2012년 가을에 조선시대를 다룬 세 번째 책을 내 완간할 계획이다.
유홍준“우리 미술, 폭넓게 전체를 봐야 할 때” [동아일보] 2010.09.15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통사(通史) 형식으로 한국미술사를 펴냈다.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눌와)라는 제목으로 선사시대∼발해를 다룬 1권을 먼저 냈다. 통일신라와 고려시대를 다루는 2권은 내년 초, 조선시대를 다룰 3권은 2012년경 낼 계획이다. 유 교수는 13일 출간기념 간담회에서 ‘통사 형식의 서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970년대 이후 한국미술사를 다룬 책은 통사가 아니라 대부분 건축 조각 회화 공예 등 각 분야사(史)였습니다. 익숙한 저공비행에 몰두할 뿐 위험스러운 고공비행은 시도하지 않은 겁니다.”
좁은 분야를 깊이 탐구하는 경향이 만연하면서 한국미술사 전 분야를 폭넓게 보는 풍토가 자리 잡지 못했다는 얘기였다. 유 교수는 이번 책을 열두 주제로 나눠 서술했다. ‘원삼국시대와 삼국시대 도기’ ‘고구려의 고분미술’ ‘삼국시대 불상조각’ 등으로 고분미술과 불교미술이 두 축을 이룬다. 유 교수는 “기존 미술사에서 잘 다루지 않는 산성(山城)이나 비석의 금석문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고 밝혔다.
그는 통사 형식으로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미술사관이 책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저의 미술사관은 동아시아 미술사 전체를 보자는 것입니다. 우리 미술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콤플렉스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국은 ‘동참’한 것이고 수용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선택한 것일 뿐입니다. 이런 생각에서 중국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고, 일본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장마다 서술했습니다.”
대중접근 쉽게 쓴 ‘선사시대~발해 미술사’ [한겨레] 2010.09.17
〈유홍준의 한국 미술사 강의 1〉 유홍준 지음/눌와·2만8000원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를 썼던 유홍준(61) 명지대 교수가 최근 한국 미술사 입문 강의록을 책으로 펴냈다.
유 교수는 흔히 두 가지 명암으로 기억된다. 가볍고 튀는 글쓰기로 대중을 끌어모은 '문화재 전도사'의 명성과, 문화재청장이던 2008년 숭례문 화재 참사를 막지 못한 오점이다. 이런 그가 최근 1년간 '한국미술사의 통사적 개관'이란 대학원 세미나를 하면서 강의 원고를 다듬어 낸 것이 이 책이다.
'강의록'은 선사시대부터 원삼국, 삼국시대, 발해까지를 다룬다. 김원용의 < 한국미술사 > < 한국고고학개설 > , 북한의 < 조선미술사 > 등 기존 저술, 도록, 보고서 등 내용들을 압축하고, 특유의 이야기 글체로 고고·미술사를 아울러 풀었다. 열두 주제 항목 중 핵심인 삼국시대를 고분 미술과 석탑, 불상 등 불교 미술로 가른 것도 이야기 전개를 의식한 구성으로 보인다. 서양미술사를 끌어들이거나 유물 발굴 비화, 비유, 인용 등으로 눈길을 끄는 글쓰기는 예전 저술대로다. 가령 선사 덧띠무늬 토기에 프리미티브(원시) 예술의 현대미가 느껴진다거나, 신라·가야 토기 변화 단계를 설명하면서 '바로크적 과장' 등의 서구적 개념을 쓰는 것 등이 그렇다. 악기를 켜거나 성교하는 신라 장식 '도우상'은 "생명 탄생을 예찬하는 교향곡 같은 구성"이라는 선학 김원용의 말을 인용하고, 불상이 삼국을 거쳐 일본에 전해진 것을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화가 북유럽에 전파된 데 비유하기도 한다.
여러모로 책의 성격은 학계에 공유된 미술사 사료들을 대중 기호에 맞게 '편집'한 데 가깝지만, 저자의 말은 다소 혼란스럽다. 책 머리말에서 '(내 사관이 들어간) 한국미술사 통사'라는 단언과 '소파에 기대어 편안히 읽을 수 있는…스토리'라는 자찬을 뒤섞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는 "1969년 김원용 '한국미술사'가 나온 이래 약 40년 만에 던진 도전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통사는 방대한 사료들을 일관된 역사관, 방법론으로 꿰는 작업이다. 미술사 다방면에 걸친 필생의 연구와 공인된 안목, 깊은 상상력이 필요한 통사가, 글발로 읽히는 미술사 재담과 다르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자기 생각에다 다른 전문가들의 소견과 비판적 교열을 더했다는 그의 이야기책은 통일신라·고려, 조선시대까지 두 권이 더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선사·삼국·발해 시대로 ‘미술 답사’ [문화일보] 2010.09.17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1 / 유홍준 지음/눌와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동서남북의 방위신으로 무덤 벽화 등지에 단골로 그려진 것이 바로 사신도(四神圖)다. 청룡과 백호, 주작, 현무를 말하는 사신이 중국에서 건축과 조각, 회화에서 방위를 나타내고 사방을 수호하는 상징으로 등장한 것은 기원전 200년 무렵인 한나라 때부터다. 사신도는 약수리무덤을 비롯해 일찍이 고구려 무덤 벽화에서도 종속 무늬로 그려졌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고구려 무덤 벽화 90여기 중 34기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사신도가 그려져 있다고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고구려 후기인 6~7세기에 가면 사신도로만 이뤄진 무덤 벽화가 나타났다. 이는 같은 시대 중국의 고분 벽화가 인물과 신선으로 채워진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미술사학자인 저자(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최근 출간한 한국미술사 통사에서 “사신의 개념을 만든 것은 중국이지만 그것을 죽음의 공간에서 영혼을 지켜주는 완벽한 도상체제로 구현한 것은 오히려 고구려였다”고 말한다. 서양문화권에서 그리스 신화를 로마인이 받아들여 그들 나름의 문화적, 예술적 활동에 응용한 것과 같은 문화권 내의 재해석이자 발전이란 것이다. 이는 저자가 서문에서 “한 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은 그 원천이 어디에 있는가로 가름되지 않는다”며 “한국은 동아시아 문화사에서 당당한 지분율을 가진 문화적 주주국가”라는 주장을 한국미술사에서 구체적으로 찾아낸 사례 가운데 하나다.
1990년대에 펴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전 3권)로 전국적인 문화유산 답사 열풍을 일으켰던 저자는 지난 2004년 9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문화재청장으로 재직하며 서울성곽 북악산 구간과 경복궁 경회루 등을 일반에 개방하는 등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펼친 바 있다. 숭례문 화재로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문화유산 활용은 21세기 우리 문화정책의 중요한 화두임에 틀림없다. 그런 그가 일반인과 미술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입문서로 쉽게 풀어 쓴 한국미술사 통사를 가지고 다시 대중 곁으로 돌아왔다. 한국미술사 통사로는 1969년 삼불 김원용이 펴낸 ‘한국미술사’ 이후 40년 만에 시도된 것이다. 이번에 선사와 삼국, 발해시대를 다룬 1권을 먼저 펴냈고 2011년 봄과 2012년 가을에 각각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시대를 다룬 2, 3권을 출간할 계획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이번 책이 책상에 앉아 밑줄 치면서 공부하는 ‘한국미술의 역사(History of Korean Art)’가 아니라 소파에 기대어 편히 독서할 수 있는 ‘한국미술 이야기(Story of Korean Art)’로 기획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를 12개 주제로 묶고 저자 특유의 문체를 살려 미술사의 큰 흐름 속에서 각 유물이 갖는 위치와 개별적인 특징들을 설명하는 등 ‘이야기’에 걸맞은 체제와 서술을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한국미술사 통사 서술 작업을 ‘위험스러운’ 고공비행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사실 저자는 과거에도 ‘완당평전’(전 3권) 등 위험을 감수한 시도를 많이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전에 각 분야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고 이를 반영한 것이 이전과 다른 특징이다.
유홍준 "한국미술사, 글로벌한 시각으로 봐야죠" [매일경제] 2010.09.17
"한국 미술의 정체성은 동서양 문화사 속에서 찾아야 합니다. 한반도 지역에 국한된 미술사는 의미가 없습니다. 글로벌 콘텐츠인 미술은 국제 교류를 통해 발전해왔기 때문입니다."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61)가 한국미술사 입문서 '한국미술사 강의'(눌와 펴냄)를 펴냈다. 책은 선사부터 삼국시대까지의 한국미술사를 다루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명지대 연구실에서 만난 유 교수는 "한국미술사는 글로벌한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국가의 문화 정체성은 그 원천이 어디 있는가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유럽 중세 기독교 문화를 아무도 유대 문화의 아류라고 말하지 않잖아요. 또 중국 불교미술이 인도에서 왔다고 낮게 평하는 일도 없습니다. 발달한 문화를 받아들여 자신의 문화를 더 발전시키는 건 예나 지금이나 너무 당연합니다."
사실 한국 미술은 고대국가 형성기부터 중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이 때문에 간혹 우리 문화의 정체성이 의심받고, 때론 문화적 열등의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문화적 영향이란 저절로 생긴 현상이 아닌 수용자의 적극적 선택이 가져온 결과"라며 "중국이 제공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걸 받아들여 내것으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럽의 경우를 보죠. 독일과 네덜란드의 르네상스는 이탈리아 영향을 받아 태어났지만 독일과 네덜란드의 문화적 정체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두 나라의 동참으로 유럽 르네상스 문화가 더욱 풍성해졌죠.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 교수는 '동아시아 미술사 전체 흐름' 속에서 한국미술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 미술은 중국ㆍ일본미술과 비교해 봐야 제대로 일 수 있기 때문이란다.
"19세기 이전 동아시아 문화를 주도한 중심부는 중국이었고, 한국 일본 베트남 티베트 몽골 등이 중요한 일원이었습니다. 고려가 청자를 만들지 못했다면 세계 청자 역사는 중국 청자 역사로 끝이 납니다. 이렇듯 한국이 빠진 동아시아 문화사는 불완전합니다. 한국은 동아시아 문화사에서 당당한 지분을 가진 문화적 주주국가인 셈이죠."
그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미술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라고 강조한다.
"미술 역사는 인간 역사와 함께합니다. 한국 미술사 역시 시작은 인류의 역사입니다. 그래서 단군이야기를 한국 미술의 시작으로 보는 견해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책의 첫 절은 '인류의 탄생과 오스트랄로피테쿠스'다.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인류의 시작에서 출발해 한국 미술로 넘어간다.
한편 유 교수의 집필은 계속된다. 내년 초엔 통일신라와 고려를 다룬 '한국미술사강의2', 2012년엔 조선미술사를 다룬 3권이 나올 예정이다.
유 교수는 영남대 교수와 박물관장, 문화재청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완당평전' 등이 있다.
귀사 솔깃한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북데일리] 2010.09.20
출간 의의... "일관된 미술사관에 입각한 통사"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펴낸 <한국미술사 강의1>(눌와. 2010)에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는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때문이다.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딱딱한 소재를 재미있게 풀어 쓴 대중적인 필력이 미술사에 접목되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은 자연스럽다. 이 점을 겨냥한 듯 출판사 측은 다음과 같은 카피를 내놓았다.
'독자들은 소파에 기대어 이 책을 읽으며 편안히 즐기는 가운데 한국미술사에 대한 이해와 자랑이 깊어질 것'
이 책은 교양과 상식으로서 한국미술사를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인과 미술사는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입문서이다. 한 대학에서 가르친 내용을 정리해 책으로 펴낸 것이다.
미술사 문외한에게 이 책이 갖는 의미는 특별한 것일 수 있다. 한국미술사 개론서로서 김원용 이후 40년 만에 한국미술사 통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이렇다.
'분야사 연구의 성과를 폭넓게 아우르면서 일관된 미술사관에 입각하여 서술된 한국미술사 통사는 나오지 못했다. 저마다 분야사 연구라는 익숙한 ‘저공비행’에 몰두할 뿐 한국미술사 통사라는 위험한 ‘고공비행’은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먼저 책상에 앉아 밑줄 치면서 공부하면서가 아닌 ‘소파에 기대어 편히 독서’할 수 있도록 쓴 한국미술사 입문서이다. 즉, ‘History' of Korean Art가 아니라 ’Story' of Korean Art이다.
또한 쉽게 읽을 수 있고 우리나라 미술의 특질에 맞게 새로운 틀로 꾸렸다. 또한 구슬을 실로 꿰듯 미술사의 틀 속에서 각 유물을 설명하고 한층 후련하고 명쾌하다. 이른바 ‘Story'인 것이다.
여기에 동시대 중국과 일본의 사정을 곁들이면서 교류관계를 부각시켜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한국미술의 내재된 가치를 더욱 명확히 드러나게 했다.
이 밖에 유물에 관련된 역사, 일화 등의 배경지식을 소개함으로써 작품의 성격이 더욱 확연해지고 한국미술의 이해가 깊어질 수 있도록 도왔다. 본문에 언급된 유물은 가능한 모두 수록하여 내용을 읽지 않고 사진만 넘겨봐도 한국미술의 특징과 흐름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한국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쓰여졌다는 점이 가장 돋보인다. 전문적 연구 성과를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서술하여 교양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입문서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미술사라는 이정표가 더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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