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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국토대장정_악몽의4박5일_학대주의

여여니(여연) 2012. 8. 1. 15:52

 

국토대장정에서 여중생을 강제로 바다에

…고교생 '별동대'가 감시까지

 

울릉도 대장정, 악몽의 4박5일

첫날부터 주차장에서 노숙…하루에 주먹밥 한 개로 때워…

성인봉 오르다 뒤처지자 구타

생리 중인데도 바다 빠뜨려…고교생 '별동대'가 감시까지

 

[조선일보 홍서표 기자 2012.8.1]

청소년 56명을 모집해 소위 '국토 대장정'을 떠난 한국소년탐험대 총대장 강모씨의 행동은 청소년 학대 수준을 넘어 폭력에 가까웠다. 강씨는 청소년에게 폭행을 가하고 여학생을 성추행하는가 하면 숙소도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

 

지난 7월 26일 오후 5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 1인당 57만원을 내고 전국에서 국토 대장정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초·중·고교생 56명은 앞으로 진행될 일정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을 기다린 것은 학대였다.

 

지난 28일 청소년들은 여객선으로 독도를 방문했다. 여중생 정모(14)양은 강씨가 전날 빼앗아 간 머리끈을 손목에 차고 선실에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친한 언니 오모(17)양과 함께 몰래 빼려다가 강씨에게 들켰다. 강씨는 두 여학생의 팔을 갑자기 잡아당기면서 가슴과 겨드랑이를 만지며 성추행했다. 이들 여학생은 경찰에서 각각 4회와 15회 성추행 당했다고 진술했다. 또 경찰에 제출한 자술서에 강씨에 대해 '더러운 새×, 나쁜 새× 죽여버리고 싶다. 비인간적인 사람. 그 사람은 변태야'라고 적기도 했다.

 

30일 울릉도 성인봉 등정 때는 폭행도 있었다. 최모군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자 강씨는 나무 막대기를 집어 들더니 "빨리 가라"며 어깨와 등을 수차례 때렸다. 학생들에 따르면 최군은 머리채를 잡히고 뺨을 맞고 팔을 뒤로 비틀려 '으악' 하는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최군은 신발도 벗겨져 양말만 신은 채 겨우 성인봉 등반을 마쳤다.

 

프로그램도 엉망이었다. 지난 27일 오후 울릉도에 도착한 학생들이 간 곳은 국토 대장정 탐험을 위한 장소가 아닌 여객터미널 주차장이었다. 강씨는 아이들에게 주차장 맨바닥에서 쉬라고 하고는 아무런 일정도 진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후 4~5시쯤 점심 겸 저녁으로 밥만 줬다. 아이들은 개인적으로 가지고 온 참치와 고추장 등을 넣고 비벼 먹었다고 한다. 잠은 주차장 바닥에 천을 깔고 침낭에서 노숙했다.

 

28일 아침식사로 학생들에게 제공된 건 멀건 카레에 라면과 밥을 섞어 놓은 것이었고 점심 겸 저녁은 된장국에 밥이 전부였다. 아이들은 이를 '개죽'이라고 표현했다. 강씨는 5일간 울릉도 일정 중 27, 29일은 아무것도 진행하지 않고 여객터미널 주차장에 방치한 채 잠을 자거나 쉬고 놀기만 했다.

 

울릉도에서 보낸 기간 중 학생들이 활동한 것은 28일 여객선을 타고 독도를 다녀온 것과 30일 성인봉을 올랐던 것이 전부다. 강씨의 성추행과 폭행은 이때 벌어졌다.

학생들은 강씨가 과거 탐험대 참가 경험이 있는 고교생 7명으로 조직한 '별동대'의 감시도 받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힘이 센 별동대 오빠들이 있어서 무서워 말도 제대로 못했다"고 했다.

 

또 생리를 하는 여중생을 강제로 바다에 밀어 넣었다. 옷에 피가 묻어 있었지만 강씨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수영을 끝낸 초등생에게 호스로 물을 뿌려 주면서 "변태처럼 가슴을 보이게 하냐"고 말하기도 했다.

 

동해해경은 범행을 부인하는 강씨에 대해 강제 성추행과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추가 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믿고 아이들을 맡겼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8/01/2012080100289.html?news_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