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인디언의 여유

여여니(여연) 2005. 5. 21. 11:26

 

인디언의 여유

조금씩 속도를 늦춰야 할 때가 있다.
달리다가 잠시 멈춰 민들레 홀씨를 툭 치거나, 넝쿨 장미 잎 하나를 뒤집어 보는 여유를 즐겨 보는 것이다. 아주 작고 단순한 일이지만 매일 아침 이런 일을 하다 보니, 그것이 주는 여유와 재미가 유별나다. 그날 해야 할 일을 빠뜨리거나 하지 않아야 할 일에 열심을 내는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까지 덤으로 얻는다.


오늘 아침에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삶이 퍽 친숙하게 느껴졌다.
인디언들은 넓은 광야에서 말을 타고 열심히 달리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말에서 내려 말없이 한참을 서서 자기가 달려온 뒤쪽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길을 간다는 것이다. 말이 너무 힘들어 할까 봐 쉬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자기가 너무 지쳐서도 아니었다. 그 이유가 재미있었다.

너무 빨리 달려와 자신의 영혼이 미처 따라오지 못할까 봐 자신의 영혼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나온데 : 유상연의 아침엽서(국정브리핑)  200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