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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취의(斷章取義)_고사성어

여여니(여연) 2014. 7. 22. 16:17

 

단장취의(斷章取義)

 

▶ 斷(끊을 단) 章(글 장) 取(취할 취) 義(뜻 의)
  
▶ 문장(文章)의 일부를 끊어서 본래의 의미와는 달리 자기 입장에 맞도록 사용한다는 뜻이다.
  
▶ 기원전 548년, 제(齊)나라의 대부 최서(崔저)와 경봉(慶封)은 공모하여 제나라 장공(莊公)을 죽이고, 장공의 이복동생인 저구(杵臼)를 왕으로 세웠으니, 바로 제나라 경공(景公)이었다. 경공은 최저를 우상(右相)에, 경봉은 좌상(左相)에 앉혔다.

본시 장공에게는 노포계(盧蒲癸)와 왕하(王何)라는 두 명의 충신이 있었는데, 그들은 장공이 변을 당하자 다른 나라로 피신하였다. 노포계는 피신하기 전에 동생 노포별(盧蒲별)을 불러 당부하였다.

"내가 도망한 후, 너는 최저와 경봉의 신임을 얻도록 노력하여라. 적당한 때가 되면 나를 불러 함께 장공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말이다."

노포계가 떠난 후, 동생 노포별은 경봉의 가신(家臣)이 되었다. 그는 경봉이 비록 좌상이긴 하였지만 실권이 없음을 알고, 그에게 계략을 알려 최저의 아들들을 제거하고, 최저도 목을 매어 자살하게 함으로써 그들을 모두 제거하였다. 이후, 대권(大權)은 사실상 경봉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경봉은 노포별에게 늘 감사하고, 그를 총애하였다. 그런데 얼마 후, 경봉은 거의 모든 일을 아들 경사(慶舍)에게 맡긴 채 처첩(妻妾)들과 놀음에 빠지기 시작하였다. 경봉은 값나가는 재물이나 처첩들을 노포별의 집에다 옮겨 놓고, 여자를 바꾸어 가며 즐기니, 노포별의 집은 경봉을 찾는 이들로 붐벼 마치 조정을 노포별의 집으로 옮긴 것 같았다.

경봉은, 나라에 죄를 짓고 다른 나라로 도망한 자들을 귀국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노포별은 형 노포계에게 알려 그를 귀국하게 하였다. 노포계는 귀국하여 경봉의 아들 경사의 부하가 되어 총애를 받고, 후에는 그의 사위가 되었다.

노포계의 아내 경강(慶姜)은 남편의 행동이 이상하여 무슨 연고인지를 물었다. 노포계는 경(慶)씨 일가를 멸하여 장고의 복수를 하겠다고 했다. 경강은 남편의 말을 듣더니 대의멸친(大義滅親)하며 남편의 거사(擧事)를 돕겠다고 약속하였다.

경강은 하겠다면 하는 여자였다. 노포계와 경강은 경봉이 사냥을 나가는 날을 택하여, 아버지에게 제나라 경공과 함께 태묘(太廟)에 제사를 드리러 가자고 권하여, 노포계 등이 손을 쓰기에 편하도록 하였다.

제례(祭禮)가 진행되자, 노포계와 왕하가 갑자기 나타나 경사를 찔렀는데, 경사는 죽기 전에 술병을 들어 왕하를 쳐죽였다. 노포계는 병사들을 이끌고 경씨 잔당들을 제거하였다. 경봉은 소식을 전해 듣고 황급히 사냥에서 돌아와 성을 공격하려 했으나, 역부족인 것을 알고 노(魯)나라로 도망하였다.

이 일이 있은 후, 사람들이 노포계에게 말하였다.
"경씨와 노씨는 모두 강(姜)씨의 후예인데, 그대는 어찌하여 경강을 아내로 삼았소?"

그러자 노포계는 말했다.
"경사가 종씨를 피하지 않고 딸을 나에게 시집보냈는데, 내 어찌 피할 수 있겠소? 사람들이 시(詩)를 읊을 때 필요한 구절만 부르고 하니, 나도 필요한 것만 취하는 것뿐이지(賦詩斷章, 余取所求焉), 종씨 따위는 알 바 없소."

[출전]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양공 28년(襄公 二十八年).

*나온데: 고사성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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