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한쪽 다리 |
하늘은 불공평 했다. 주경야독으로 공부한 끝에 그는 공무원이 됐다. 세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 날 트럭이 달려와 그를 사정없이 받아버렸다. 그가 깨어났을 때 하늘이 그에게 남겨준 것은 목발 하나였다. 뺑소니 사고였다. 그때 청년은 스물일곱 살이었다. 7개월 투병 끝에 출근한 직장에서 그는 이미 퇴직처리가 되어 있었다. 절망했다. 세상을 원망했다. 익숙하지 않은 목발은 그를 자주 넘어뜨렸고 술만이 그의 유일한 친구였다. 절망 했다. 스스로 삶을 던졌다. 하지만 사흘만에 깨어났을 때 어머니는 그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전장에서 사지를 잃어버린 친구가 ‘나는 살아남은 것도 축복’이라는 말을 했을 때, 그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이력서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108번을 거절당했다. 109번째 그의 이력서를 받아준 곳은 보험사였다. 눈물과 땀 덕택일까. 하늘이 공평해서일까. 입사 2년 만에 1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실적이 쑥쑥 늘어났고, 그에게 세일즈 방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마케팅 교육업체인 해피라이프를 이끄는 조용모 원장의 이력이다. 지금은 한쪽 다리로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고 다니는 그는 ‘작은숲’ 이란 잡지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한쪽 다리가 없어지니 나머지 다리가 튼튼해졌습니다.” |
*나온데 : 2007.06.21 유상연의 아침엽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