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

해인사 창건설화

여여니(여연) 2005. 5. 2. 13:00
 

 

 

중국 양무재 때 지공誌空 화상이 임종에 즈음하여 동국답산기東國踏山記라는 책을 제자들에게 건네주면서 말하였다.
“내가 죽은 뒤에 신라에서 두 명승이 찾아와 법을 구할 터이니, 이 책을 전하여 주거라.”
지공화상이 그 말을 남기고 열반에 들어간 뒤에 과연 신라에서 순응과 이정 두 스님이 중국에 와서 법을 구하였다. 지공화상의 제자들은 그들을 몹시 반가이 맞으며 스승의 유언을 말하고는 동국답산기를 전하였다. 두 스님은 깊은 감동을 받고 지공 화상의 탑묘를 찾아갔다.

사람에게는 옛날과 현재가 있을지언정 진리에는 멀고 가까움이 없다.


人有古今 法無

두 스님이 이와 같은 가르침을 생각하며 이레 밤낮으로 기도하여 법문을 청하였더니, 이윽고 탑 속에서 지공 화상의 모습이 나타나 두 스님의 구도심을 찬탄하고 의발과 신발을 전해주며 말하였다.
“너희 나라 우두산” 서쪽에서 불법이 크게 일어날 곳이 있으니 그곳으로 가서 대가람을 창건하라.“
지공 화상이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탑속으로 들어가자 순응과 이정 두 스님은 탑묘를 향하여 다시 한번 예배드리고 고국인 신라로 돌아왔다.
법을 구하던 길에 돌아온 두 스님은 바로 우두산을 찾아 나섰다. 그리하여 맑은 물이 흐르고 산세가 빼어난 곳에 이르러 자리를 깔고 선정에 들어가자, 두 스님의 이마에서 오색광명이 솟아나 하늘로 뻗쳐오르는 것이었다.
그 무렵 나라에서는 근심거리가 있었다. 신라 제40대 임금인 애장왕의 왕후가 몹쓸 병에 걸려 백방으로 좋다는 약을 써봐도 뚜렷한 효험이 없었던 것이었다. 왕은 신하들을 여러 곳으로 널리 보내어 덕이 높은 도승을 모셔올 것을 명하였다.
고승을 찾아 헤매던 한 신하가 우두산 근처를 지나다가 하늘을 뻗쳐오르는 신령한 빛을 보게 되었다. 그는 수풀을 헤치며 그 빛이 나오는 곳을 찾아나섰다. 그리하여 마침내 선정 삼매에 들어가 빛을 발하고 있는 순응과 이정 두스님을 뵈올 수 있었다. 신하는 예를 올린 뒤에 그곳을 찾아오게 된 내력을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두 스님은 오색실을 내어주면서 실의 한 끝은 궁전 뜰 앞의 배나무 가지에 매고 다른 한 끝은 문고리에 매어두라고 일러주었다.
신하가 돌아가서 두 스님이 시키는 대로 하니 과연 궁전 뜰 앞의 배나무가 말라 죽으면서 왕후의 오랜 병이 말끔히 가셨다. 왕과 왕후와 신하들은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애장왕은 그 은혜에 감사하여 몸소 우두산으로 가서 두 스님께 인사를 드린 뒤에 그 자리에 대가람을 창건하였다. 그 절이 바로 가야산 해인사이니, 이것이 애장왕 3년(802)의 일이다.

 

나온데|글 - 해인사 http://www.haeinsa.or.kr/sansa/sansa.html?menu=mural

          사진- 여연 2004.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