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

구체적 방법제시 불교서적 잇따라 간행 외

여여니(여연) 2005. 5. 18. 14:49

구체적 방법제시 불교서적 잇따라 간행

 

<세계일보 2005/5/14/토/북월드A21면> 

 

 

불자뿐 아니라 재가학자, 일반인, 학생 등 우리 사회에 불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막상 불교서적을 사 보려면 어떤 것이 좋은지 고민에 빠진다.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주면서 본래의 ‘나’를 찾아가는 데 길잡이가 돼줄 농익은 불교 서적이 잇따라 간행됐다.

 

‘참선일기’(교양인 펴냄)는 명문 대학에서 중남미문학을 강의한 문학평론가 김홍근씨가 서울 육조사(주지 현웅스님)에서 100일간의 참선을 통해 느낀 단상을 적고 있다.학문적으로는 더 이상 얻을 게 없었던 풍부한 지식인인 저자는 참선에 몰입하면서 이제껏 얻은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희열을 맛본다.‘큰스승’의 죽비를 맞으며 ‘참나’를 찾아가는 저자의 참선 행로는 불교적 지식과 지혜를 동시에 거머쥐게 한다.

 

반야경(원제 반야바라밀다경)을 다룬 책도 두 권 선보였다.‘반야경’은 붓다의 16번에 걸친 법회 내용을 기록한 책으로, ‘대반야경’ ‘문수반야경’ ‘반야심경’ 등 42종이 전해진다.그 중 신학대를 나와 기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승려가 된 남산 스님이 지은 ‘핵심 대반야경’(human & books 펴냄)은 총 460만자 10만송(600권)으로 된 ‘대반야경’의 골자만을 골라 한 권 분량으로 쉽게 풀어 쓴 책이다.

 

‘대반야경’에서는 일체를 부정함으로써 누구든 부처가 되는 공(空)의 사상을 가르치는데, 저자는 공의 이치를 확고히 일러준다.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밀교 계통인 금강승종 샤카무니 선원장으로 있는 서병후씨가 쓴 ‘반야심경에서 배우는 깨달음의 원리’(넥서스books 펴냄)는 260자 25송으로 이루어진 ‘반야심경’에서 이제껏 감추어진 붓다의 은밀한 가르침을 찾아나선다.교리를 모르고 화두와 선(禪)만으로 깨달음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 “붓다는 명상을 이런 식으로 하라 했다’며 5가지 단계와 친절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조선의 예술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야나기 무네요시(柳宗列·1889∼1961)가 쓴 ‘미의 법문(法門)’(이학사 펴냄, 최재목·기정희 옮김)은 이제껏 서양의 근대사상 위에서만 구축돼온 미학을 불교사상, 특히 대승불교에 입각해 다루고 있다.저자는 불교적 직관으로 미의 세계를 반성하고 서양인이 보지 못했던 진리를 밝혀낸다.‘마음으로 먹는 밥 공양’(북로드 펴냄)은 월간 ‘해인’ 편집위원으로 있던 서울 달마사 주지 호산 스님이 ‘공양’(밥 먹는 것)을 주제로 풀어낸 음식과 수행, 그리고 인생 이야기다.밥의 이치로 본래의 면목을 찾아가는데, 싱그러운 사색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밖에 불교를 배우고 수행하는 이의 본보기가 돼온 ‘선가귀감’(불광출판사·서산대사 지음, 일장스님 옮김), 전국 21개 사찰 템플스테이를 완벽 정리한 ‘마음으로 떠나는 산사체험’(랜덤하우스중앙·유철상 지음), 36개 산사의 풍광과 감동적인 사연을 묶은 ‘걸망에 담아온 산사이야기2’(가야넷,글·그림 임윤수)도 선보였다.

 

정성수 기자 hulk@segye.com

 


책으로 납신 부처님



책으로 납신 부처님

 

<경향신문 2005/5/14/토/책마을문화14면>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부처님전에 올리는 책공양이 줄을 잇고 있다. 책의 숫자는 물론 종류도 다양하다. 일반인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산사 기행문에서부터 스님들의 선관련 수행서, 명상집, 불교미술 등 다양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또 경전을 알기 쉽게 풀이한 전문서, 불교관련 아동책도 출간돼 눈길을 끈다.

#수행관련서=‘참선일기’(교양인)는 스페인 마드리드 대학에서 옥타비오 파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중남미문학 연구자이자 동양학자 김홍근씨의 마음공부 100일의 기록이다.

2004년 가을 선배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육조사. 그곳에서 만난 현응스님의 ‘배가 고프면 고픈줄 아는 놈이 내속에 있다’라는 법문을 통해 떠난 마음여행의 체험서이다. 일기형식으로 쓰여진 이 책은 진솔하고 꾸밈없이 자신의 생각과 내면의 변화 과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바로이것!’(침묵의 향기)은 중국 선종의 제3조 승찬스님이 지은 신심명(信心銘)을 풀었다. 신심명은 146구 584자의 짧은 글이지만 불교의 모든 가르침과 선의 근본이 담겨있다.

중국 조사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부산 무심선원 김태완 원장이 신심명을 선(禪)의 입장에서 풀어냈다. 불일출판사는 서산대사 휴정스님이 엮은 선 수행서 ‘선가귀감’을 펴냈다.

#절을 찾아서=‘자기를 속이지 말라’(열림원)는 작가 정찬주씨가 출가부터 입적까지 성철스님의 생애를 따라간 일종의 인물기행서이다.

한조각 한조각 스님의 족적을 찾아가며 성철스님의 향기를 되살리고 있다. 1부는 성철스님의 공부와 생활을 보여주고 2부는 성철스님의 말씀을 엮었다. 딸인 불필스님과의 대화 속에 내비치는 성철스님의 부정(父情)도 엿볼 수 있다.

‘산사이야기 2’(가야넷)는 절 기행서. 사진작가 임윤수씨가 고행 끝에 만나는 절, 마애불을 만나는 절, 섬에서 만나는 절, 지장보살을 만나는 절 등 4가지 테마로 28개 절을 소개하고 있다. 5장은 큰스님 다비식을 통해 큰스님들의 생애를 기록했다.

작가 유철상 씨가 펴낸 ‘마음으로 떠나는 산사체험’(랜덤하우스중앙)은 전국 21개 사찰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정리한 것이다. 사찰의 내력과 전각, 역사와 큰스님들의 향기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기타=마곡사 템플스테이 진행자이자 포교국장인 마가스님은 ‘내안에서 찾는 붓다’(무한)를 냈다. 불교상담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영역을 개척한 스님이 심우도와 법구경을 토대로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제시해놓고 있다.

‘닮고 싶은 부처님’(가교출판)은 부처님의 일생을 그림과 함께 엮은 동화집이다. 또 ‘팔만대장경 속의 열두동물이야기’(보물창고)는 ‘본생경’에 나오는 열두동물을 통해 부처님의 지혜와 진리를 전해준다.

 

〈배병문기자 bm190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