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

불교도 웰빙시대. 신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여여니(여연) 2005. 5. 23. 06:09

조성택교수

"불교도 웰빙시대…신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나온데 : 동아일보 2005/5/20(금)

 

불교는 소수 출가자들의 깨달음을 위한 종교에서 다수 재가자들을 위한 행복의 종교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가 불자들이 템플스테이 중 발우공양을 하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깨달음을 수행의 최종 목적으로 하는 '출가자(出家者·스님) 중심의 불교'는 불교의 역사적 산물로, 재가자(在家者·일반신자)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현대의 새로운 종교환경에서 폐기되거나 수정되어야 한다."

 

고려대 철학과 조성택 교수(사진)가 21일 전북대에서 열리는 대한철학회 봄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논문 '웰빙으로서의 불교: 깨달음의 불교에서 행복의 불교로'에서 오늘날 한국 불교의 골간을 이루고 있는 '출가자 중심의 깨달음'을 혹독하게 비판하고 대안으로 '재가자 중심 행복의 불교'를 제시해 파장이 예상된다.

조 교수는 미리 제출한 논문에서 "오늘날 문화트레드로서 웰빙(well-being)은 미국에서 시작됐다"며 "1990년대 전문직업인으로 도시에 살며 고소득을 올리는 젊은이들의 문화를 지칭하던 여피(yuppie·young urban professionals) 문화가 주춤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삶의 방식이 바로 웰빙"이라고 설명했다. 이 웰빙은 여피들의 생활이 너무 외형적인 스타일에 치중했던 것을 비판하면서 삶의 진정한 내실을 추구하자는 취지에서 새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미국의 지성사적 관점에서 볼 때 웰빙의 정신은 붓다의 가르침과 통한다고 지적했다. 욕망을 줄임으로써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것, 마음의 평정을 통해 행복할 수 있다는 것, 자비심과 이타적 행동이 더 큰 행복을 준다는 것, 이 모든 것은 바로 나와 타인의 행복을 위한 가르침이라고 조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웰빙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 불교는 붓다의 가르침과 거리가 멀다는 게 조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우선 수행의 목표는 깨달음에 있지 않고 자신과 타인의 행복 증진에 있다며 한국 불교의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몇몇 예외적인 사람을 제외하고 절대 다수의 수행 목표가 깨달음일 수는 없다"며 "수행의 목표가 깨달음에 있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를 기만하는 일에 다름 아닐 뿐더러 일종의 최면과도 같아 '깨달음의 주술'에 사로잡혀 종교인의 최소한의 역할마저 망각하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불교가 원천적으로 출가자 중심일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이유는 바로 불교가 출가와 재가를 구분하던 고대 인도 사회를 배경으로 등장한 종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불교 경전도 출가자들에 의해 편찬되면서 취사선택된 것이어서 붓다 가르침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

조 교수는 깨달음을 강조하는 출가자 중심의 불교는 특정시기의 역사적 산물이라고 지적하면서 "재가자의 역할이 커지고 출가자 집단에서조차 깨달음이 갈수록 희귀 뉴스가 돼가고 있는 오늘날 출가자 중심의 깨달음을 위한 불교는 이미 존재이유를 상실하고 말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전을 근거로 깨달음을 위한 불교를 옹호하는 것은 출가자 우위의 헤게모니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지적하면서 "깨달음이 멀고 불가능할수록 출가 우위의 종교권력은 더욱 공고해진다는 것은 역사가 주는 교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현대사회에서도 출가자의 역할은 엄연히 존재하고 그들이 교단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현대사회의 변화에 맞춰 그 역할과 종교적 목표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조 교수는 "깨달음만을 위한 불교는 이제 '나와 타인의 행복'을 위한 불교, 웰빙 불교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 때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깨달음도 미룬다'는 보살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1995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불교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스토니부르크 뉴욕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2002년 고려대로 옮겼다.

 

윤정국 문화전문 기자 jkyoon@donga.com

 

 

-------

 

  * 저 같은 재가불자의 수행에

    도움이 될 만한 글이라 생각되어 담아놓습니다. [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