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남도축제 돌아볼까 전주·남원·함평·보성

여여니(여연) 2005. 5. 4. 17:51
[week& In&Out 레저] 남도축제 돌아볼까 전주·남원·함평·보성
[중앙일보 2005-04-29 06:25]

[중앙일보 최현철] 밖은 벌써 햇살이 따갑다. 하지만 차가 밀리고 사람에 치인다며 TV만 끼고 있기에는 가족들의 눈총이 더 따갑다.

 

더구나 어린이날이 코앞이지 않은가. 금요일이 중간에 낀 징검다리 연휴도 함께 시작한다. 아무래도 구들장 지고 집안에 있기는 틀린 것 같다.

그럼 어디로 간다? 이번 주 week&은 이런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연휴에 가 볼 만한 곳을 골라봤다.

최현철 기자 chdck@joongang.co.kr

 

휴가를 내고 징검다리 연휴를 마음 놓고 쉴 수 있다면 남도로 발길을 돌려볼 만하다. 꽃 사태가 지나간 자리를 차지한 신록도 좋지만 볼 만한 축제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나비와 대나무, 춘향을 소재로 한 축제도 즐기고 남도의 맛깔스러운 음식도 맛보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이 기다린다.

 

소리.영화.종이.비빔밥, 전주

맛과 멋, 소리의 고장 전주에서는 이미 축제가 시작됐다. 28일 막을 연 전주국제영화제(5월 6일까지)를 시작으로 유서 깊은 축제인 풍남제(4.30~5.5), 종이문화축제(5.1~9), 최고 권위의 국악경연대회 전주 대사습놀이(5.2~3)가 이즈음 한꺼번에 열린다. 5월 1일과 5일에는 엄청나게 큰 그릇에 비빔밥을 만들어 나눠먹는 이벤트가 열리고 3일 저녁 경기전 특설무대에서는 대사습놀이 장원 입상자들의 특별공연이 귀와 발길을 잡는다. 한지 옷 패션쇼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해가 진 뒤 구도심에서 만나는 루미나리에(조명축제) 행사로 낮의 열기가 밤까지 이어진다. 전주시청 문화관광과 063-281-2551.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남원

춘향의 고장 남원에서 열리는 춘향제가 올해로 75회째를 맞는다. 춘향이 몽룡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네를 직접 뛰어보고 둘이 손잡고 거닐던 광한루에 올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축제기간 내내 국악대전이 열리고 거리 곳곳에서 판소리공연.한복패션쇼.전통혼례식 등이 열린다. 남녀 간 사랑을 주제로 한 아홉 편의 영화도 상영되는데 한복을 입은 사람은 무료 입장. 하이라이트는 역시 춘향 선발대회. 동양적 미인을 뽑는 최고의 권위를 가진 이 대회는 8일 오후 1시에 시작된다. 5.4~8, 춘향제전위원회 063-631-1927.

 

나비 사태, 함평

함평 천지 1000만 평 너른 들판이 나비로 뒤덮인다. 갇힌 나비가 아닌 살아 있는 나비 12만 마리가 방사돼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것이 함평 나비축제(사진(左))의 특징. 호랑나비.흰나비.노랑나비가 유채.자운영.무꽃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은 동심을 무한대로 자극한다. 희귀 나비를 포함해 나비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나비생태관과 표본전시관, 허브 원예 치료관 등이 설치 운영된다. 창포물에 머리 감기나 누에 기르기, 도예 등 각종 체험장도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다. 4.30~5.8, 함평군 문화관광과 061-320-3224.

 

차향에 취해, 보성

우람한 삼나무가 이끄는 오솔길을 따라 아침 이슬 머금은 차밭을 거닐면 폐 속 깊은 곳까지 찌든 때가 녹아내릴 것 같은 곳. 우리나라 차 생산량의 46%를 담당하는 보성은 차밭의 정취만으로도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5월 5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다향제는 찻잎 따기와 다례 시연, 다기 전시 등 차를 주제로 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보성다원 바로 옆 일림산도 대단한 볼거리. 산 전체를 물들인 진홍의 철쭉 물결은 싱그러운 초록을 물리도록 본 사람들에게 전혀 다른 감흥을 준다. 보성군 문화관광과 061-850-5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