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하면서도 시야 툭터진 부석사무량수전
무량수전에 올라와서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 눈길이
가는데까지 그림보다 더 곱게 겹쳐진 능선들이 모두 이 무량수전을 향해 마련된 듯 싶어진다. 이 대자연
속에 이렇게 아늑하고도 눈맛이 시원한 시야를 터줄 줄 아는 한국인. 높지도 얕지도 않은 이 자리를
점지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층 그윽하게 빛내주고 부처님의 믿음을 더욱 숭엄한 아름다움으로 이끌어줄 수 있던 뛰어난 안목의 소유자. 그 한국인 지금 우리의 머릿속에 빙빙 도는 그 큰 이름은 부석사의 창건주 의상대사이다.”
이게 3년전 수능시험 언어영역에 나왔던
문장입니다.
(*이 글 원문은 학고재 간행
무량수전이 여러분들이 가서 무량수전 팔작지붕의 기울기가 학이 날갯짓하고 올라가는 그 리드미컬한
것을 보여주고 있고 그리고 여기에 주심포 집으로 해놓은 것이 오직 필요한 것 이상의 군더더기는 하나도 붙여주지 않은 필요미 간결미가 지켜주고
있는 엄숙성. 이것이 이 건축의 요체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건축에서 제일 중요한 로케이션이지요. 싸이트이지요. 싸이트에서 자리잡음인데
일본 교토에 가면 ‘기요미즈데라’라고 하는 청수사가 있는데 그 절이 유명한 것은 그 절보다도 그
절에서 내려다보는 교토의 경관 때문에 유명했습니다. 교토의 호텔
50층짜리 짓는 것하고 이 기요미즈데라를 비롯한 교토 사찰하고 싸워서 결국은 15층으로
낮춰 놓았지요. 지금도 교토 같은 곳에 50층을 짓겠다는
문화가 있는데 결국은 싸워서 또 이기는 것이 일본문화입니다. 한편으로는 지어야 된다고 하는 문화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 그것을 못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지요.
간혹 우리 건축을 얘기하면서 스케일을 얘기하는데 부석사보다 더 큰 정원을 갖고 있는 절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요. 저것을 다 자기 정원으로 삼았기 때문에 여기에다가 이것을 지은 겁니다.
경복궁을 보고 자금성의 뭐 뒷간만하다고 얘기하지만 자금성이 어디 북악산, 인왕산 같은 산이 있습니까? 그것을 전제로 해서 지은 것이고
자금성 가 봐요. 처음부터 끝까지 뭐 때문에 갔다 왔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처음에 본거나 끝에
가서 본거나 똑같잖아요.
우리가 갖고 있는 산사 중에서 이런 시원한 눈맛을 갖고 있었던 것이 여러 절 가운데 부석사
하나로서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됩니다.
*나온데 : 유홍준
문화재청장
‘문화유산 보는
눈’ (국정브리핑)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그분의 강연 가운데 ‘산사의 미학―건축’에서
부석사무량수전 부분만을 가려뽑은 겁니다.
국정브리핑에 올라있으니
원문 보실 분은 출처를 클릭하세요.
저는 요즘
이분들 글은
제가 그동안 단순히 신앙대상으로만 여기며
그 참뜻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우리 문화재들 속에서
살아있는 역사의 발자취와
생생한 조상의 숨결을 느끼게 하거든요.
여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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