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

話頭를 아십니까

여여니(여연) 2006. 4. 23. 18:25

 

[명설교·명법문] 話頭를 아십니까

 

<조선일보 2006/4/20/목/종교A23면>

 


이번주 명설교 명법문은 조계종 신도국장 원철 스님이 지난 1일 서울 봉은사에서 국제포교사들에게 한 ‘화두(話頭)를 아십니까?’입니다.


언필칭 ‘세계화 시대’이며, 또 지구촌의 개방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수많은 종교 역시 서로 비교 내지는 경쟁 속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까닭에 국제포교사의 역할과 그 활동영역은 날로 커지고 또 더욱 넓어져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포교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적극적인 태도로 해외의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전하기 위하여 온몸을 내던지는 것입니다. 반대로 외국인들이 한국불교를 배우기 위하여 제 발로 이 땅을 찾아오도록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내 전통사찰, 불교박물관을 찾아온 외국인들을 안내하고 한국의 불교문화를 설명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령 한국불교에 대해 관심 높은 외국인이 “한국불교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무어라 대답하겠습니까? 저는 이런 질문에 대해 제대로 대답할 수 있어야 국제포교사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원철스님

우리에게는 이 땅에서만 천 년이 넘도록 오롯이 이어져 온 참으로 소중한 전통적 수행법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화두선(話頭禪)’입니다. 그 화두선의 역사와 내용은 물론 구체적 수행방법까지 설명할 수 있고 또 행동으로 실천해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만나는 외국인마다“화두를 아십니까?”라고 먼저 물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서양 물질문명에서 삶의 해답을 얻지 못한 외국인들은 동양, 특히 한국불교에서 그 갈증을 채우려 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갈증을 앞장서서 풀어줄 수 있을 때 진정한 국제포교사로서 자격을 갖춘다고 하겠습니다.


 

원철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신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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