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안개속 행선… 번뇌 절로 잊네
<조선일보 2005/6/24/금/수도권A12면> |
山寺에서 하룻밤 ‘템플스테이’
평택 수도사선 전통사찰음식 강습도 길상사·봉은사 넷째주 토·일 수련회 “참나(眞我)를 찾아 떠나는 짧은 여행.” 몸과 마음의 고요함을 갈망하는 도시인에게 산사(山寺)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템플스테이(Temple Stay)는 맞춤한 선택이다. 수도권과 서울 시내에는 주말 1박2일 일정으로 예불과 참선, 공양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사찰이 적지
않다.
◆좌선·행선(行禪)으로 심신 씻고=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의 강화국제연등선원(032-937-7033). 성철(性徹) 큰 스님의 제자인 원명(圓明) 스님이 발원해 문을 연 선(禪) 수련장이다. 원래 외국인 스님들의 참선을 위해 마련됐지만 불자와 일반인들에게도 언제나 열려 있다. 절 생활은 입재식(入齋式)으로 시작된다. 기본적인 불교 예절과 예불 방법을 설명하는 시간. “잠시라도 좋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십시오. 내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진정한 나’를 찾아 훨훨 떠나십시오.” 선원장 원유(圓瑜) 스님의 지도로 해 보는 좌선이 그리 쉽지 않다. 갖가지 주제를 놓고 스님들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차담(茶談)도 의미 있는 경험. 오전 3시30분 목탁을 두드리며 경내를 도는 도량석(道場釋)으로 다음날 새벽이 열린다. 뽀얀 안개를 가르며 말없이 걷는 행선을 하다 보면 심신이 정갈해지는 느낌이다. 불의 전통 식사법인 발우 공양은 평등 사상과 절제심을 배우는 자리. 참회의 108배를 올리며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채마밭에서 땀 흘려 일하며 노동의 신성함을 새롭게 깨우친다. 강화 초지대교를 건너 우회전해 48번 도로를 타고 8㎞쯤 들어가면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야트막한 산 아래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선방(禪房)과 객실이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도 편안하다. 참가비 4만원. ◆‘어떻게 살 것인가’ 성찰도= 북한산이 바라보이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 흥국사(興國寺·02-381-7970)는 1300여년 전 창건된 고찰(古刹). 260자 반야심경을 정성들여 옮겨 적는 사경(寫經),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발원문(發願文)을 쓰다 보면 마음이 저절로 투명해지는 것을 느낀다. 매달 첫째, 셋째 토·일요일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참가비 2만원. 평택시 포승면 수도사(修道寺·031-682-3169)는 인공조미료나 오신채(파·마늘·달래·부추·양파), 육류를 사용하지 않고 조리하는 사찰음식으로 이름 높은 곳. 단체일 경우 사찰음식 강습을 받을 수도 있다. 24일부터 사흘간 전통사찰음식축제가 열리며 시식도 할 수 있다. ◆길상사·봉은사도 수련회 마련=도심 사찰에서도 짧지만 깊은 평안을 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 성북구 성북2동 길상사(吉祥寺·02-3672-5945)에서는 매월 넷째주 토·일요일 ‘주말 선
수련회’가 열린다.
참가비는 3만원. 선착순 40명까지 접수받는다. 강남구 삼성동의 봉은사(奉恩寺·02-516-5652)는 매월 둘째·넷째 주말 ‘행복 명상 수련회’를
마련한다. 10명 이상 단체를 대상으로, 2주일 전 예약해야 한다.
(채성진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dudmi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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