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메뉴얼-유상연

최고의 메뉴얼

마에다 히데토는 일본 최고의 우동가게 사장이다. 그는 창업 4년 만에 100엔 짜리 우동을 팔아서 점포 당 평균 월 1,000만 엔의 매상을 올리는 가맹점을 2백여 개나 확보했다. 보수적인 일본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섬유사업을 하던 그가 처음 우동을 아이템을 결정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왜 하필이면...'라는 것이었다. 몇 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우동가게가 부지기수로 있는 우동천국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는 기본에 충실한 것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고향 사누키 지방의 거의 모든 우동집을 다니며 맛을 조사한 그는 빨리 서비스되고 싸고 맛있는 우동 집을 모토로 내세웠다. 그래서 100엔 짜리 우동이지만, 삶은 지 45분이 지난 면은 모두 버리도록 했다. 또 동일한 서비스를 위해 점포 운영과정 하나 하나를 모두 메뉴얼화 했다. 그런데 정작 히데토 자신을 감동시킨 최고의 메뉴얼은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에게 배운 것이었다고 한다. 우연히 들른 가게였는데 아르바이트 학생 하나가 관엽수 잎을 하나하나 닦고 있었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이파리 안쪽까지 닦고 있었다. 충격을 받은 히데토는 자세한 매뉴얼이 있는 줄 알았다. 나중에 그 회사 임원을 만나서 얘기할 기회가 있었을 때, 청소에 관한 자세한 메뉴얼이 있는지 물었다. 그때 임원은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아닙니다. 그런 것 없어요. 일이 한가할 때는 손님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스스로 찾아보라고 교육합니다."

등록일 : 2005.09.22  유상연의 아침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