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편지명시명언

사모곡 -안도현

여여니(여연) 2005. 11. 21. 17:07

 

  사모곡

image

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었다
바람에게도 가지 않고
길밖에도 가지 않고,
어머니는 달이 되어
나와 함께 긴 밤을 같이 걸었다.



감태준 시인의 <사모곡>입니다.

 

짧은 소품이지만 가슴에 닿는 울림이 적지 않습니다. 모든 어머니는 모든 아들과 딸에게 절실한 존재입니다. 하물며 세상을 뜬 어머니임에랴.

 

첫행은 단순해 보이지만 7.5조 가락에 힘입어 시를 애절하게 여는 역할을 합니다.

2, 3행은 생전 어머니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지요. ‘바람’과 ‘길’은 옛 여성들이 가까이하지 않던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행은 달이 담장 너머 나를 따라온다는 식의 유아적 발상을 뛰어 넘는 깊이가 들어 있습니다.

 

어머니라는 말이 문득 사무치거든 수첩 한쪽에다 오늘 이 시를 적어두고 가끔 펼쳐보시기 바랍니다.

 

 

 

*나온데 : 2005.11.21. 안도현의 아침엽서

 

 

image

'유머편지명시명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길을 걷는 사람이여  (0) 2005.12.04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0) 2005.12.01
자기한계 넘는길-이주연  (0) 2005.11.16
일본 군국주의 아래서 -이주연  (0) 2005.11.16
왕겨-안도현  (0) 200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