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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말, 친구

여여니(여연) 2005. 12. 21. 09:53

 

가장 좋은 말, 친구

 

산골마을에 돼지고기를 파는 장수가 왔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네 형제는 고기를 얻어먹고 싶었습니다.

형제 가운데 하나가 말했다.

“누가 저 장수에게서 고기 좀 얻어오면 어떨까?

그래서 맏형인 첫째가 먼저 나섰습니다.  

“어이, 나한테 고기 좀 주겠어?

“이 사람아, 공짜 물건을 얻으려면 부드럽게 말하는 것부터 배워야겠네! 좋아, 어쨌든 맨 손으로 보낼 수는 없지. 자네 말솜씨를 보면 이게 딱 어울리겠군!

고기장수는 가죽과 억센 뼈를 주었습니다.

이번에는 둘째가 고기장수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형님, 고기 좀 주시지요!

“형님? 그래, 그거 좋지! 형제의 정은 질기고 단단한 고리가 아니겠어. 자네 그 친절한 말에 어울리는 선물을 주지. 자 이게 어떻겠나?

고기장수는 발목 뼈 하나를 잘라 내주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셋째가 가서 말했습니다.

“삼촌, 제게 고기 좀 주시겠어요?

“아, 어린 조카가 삼촌, 삼촌 부르며 매달리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지. 아무렴, 드리고 말고! 네겐 제일 맛난 고기를 주마!

고지장수는 제일 연하고 부드러운 부위를 뭉텅 잘라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냥꾼에게 다가간 막내가 말했습니다.

“안녕, 친구! 나한테도 고기 좀 줘!

“안녕! 그래 잘 있었나, 친구? 그렇지, 친구 없는 세상은 그저 삭막한 사막이겠지? 그럼, 이 세상에 친구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나? 집으로 가세! 이 수레에 있는 고기 모두 자네 집에 주고 가겠네.

고기장수는 수레를 끌고 일어섰습니다.

 

*나온데: 2005.12.21 도현의 아침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