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편지명시명언

먼길을 가네_고도원

여여니(여연) 2009. 5. 29. 11:05

 

먼 길을 가네 

 

먼 길을 걸어왔네

또 먼 길을 걸어가야 하네

내 세상의 길을 걸었네

한적한 들길을 걷기도 했고

붉은 산 황톳길을 걷기도 했네

가쁜 숨 몰아쉬며

가파른 산길을 오르기도 했고

시원한 바람의 길을 걷기도 했고

모랫바람 몰아치는

사막의 길을 걷기도 했었네

사람들은 모두

먼 길을 쉼 없이 가네

사람들은 그 길 위에서

사랑을 하고

희망을 노래하고 이별을 하고

끝없는 길을 걸어가네

삶의 머나 먼 길을

오늘도 걸어가네

 

-정안면의《바람의 행로》에 실린 시 <먼 길을 가네>(전문) -

 

 

* 먼 길을 보냅니다.

말문이 막힙니다.

가슴이 막힙니다.

다만 한 가득 비는 마음

먼 길 가는데 부디 편안하시기를.

영원히 거할 그곳에서 부디 평안하시기를.

다만 한 가득 감사한 마음

부끄러움과 슬픔을 일깨우고

늦게나마 참 사랑을 알게 하시니.

그 너머의 더 큰 사랑과

더 큰 희망을 노래하게 하시니.

편히 영면하소서. 

 

*나온데: 고도원의 아침편지 2009.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