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과학

美 ‘황우석 쇼크’ 윤리논쟁시끌

여여니(여연) 2005. 5. 27. 11:44

美 ‘황우석 쇼크’ 윤리논쟁 시끌

[경향신문 2005-05-23 10:36]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새 연구결과 발표를 계기로 생명윤리에 관한 논란이 미국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황교수의 연구성과를 즉각 비판하고 나서는 등 이 문제는 미국 내 주요 정치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황교수의 발표가 있은 다음날인 5월 20일(현지시간) “복제를 용인하는 세상이 걱정된다”면서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다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못박았다.

 

또 백악관 대변인은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는 (치료가 아니라) 오로지 과학적 연구 목적의 인간복제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의 연구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의 입장과 별도로 미국에서는 황교수의 이번 연구성과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논란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이 이미 하원에 상정돼 있으며, 이달중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 법안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도 둘로 쪼개졌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공화당 내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백악관이 거부권 행사 운운하며 미리 방어선을 치는 것도 그만큼 통과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CNN방송은 이 법안에 찬성하는 하원의원이 공화당 24명을 포함해 200명 이상으로 의결 과반수(218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공화당 내에서도 6대 4 정도로 연구 허용을 지지하는 쪽이 많다고 보도했다.

 

국내 과학자들은 부시가 황교수의 연구결과에 반대하는 데 대해 “종교와 과학의 갈등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학계에서는 수정된 지 14일 이전의 배아는 사람이 아니라고 보지만, 종교계에서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는 시간부터 새 생명이 탄생한다고 본다. 과학계에서는 여성의 난자를 이용해 복제배아를 만든 직후 필요한 부분만 채취하고 버리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종교적 관점에서는 생명을 파괴하는 살인에 해당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한편 유럽 국가들은 체세포 배아복제가 가능한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는 등 부시의 미국보다는 더 개방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정동식특파원·이은정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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